[베리타스알파=박은정 기자] 초중고 학교현장은 물론, 대입시 학생들의 '인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교대 서울여대 포스텍 한동대 한양대 등 5개교가 서울여대 교내 50주년기념관 국제회의실에서 '학생부종합전형 인성평가 심포지엄'을 4일 열었다. 이날 심포지엄은 각 대학들의 인성평가 우수사례를 공유하고자 열렸다. 심포지엄에는 고교 교사 120여명, 대학입학 및 교육관계자 120여명, 학부모 20명 등 260명이 참석했다.

 

서울교대는 입학전형에서 이미 인성요소를 중점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면접 평가지표 항목은 크게 인성(공동체 의식, 학교생활의 성실성, 역경극복, 타인배려), 다문화역량(개방적 태도, 공감적 커뮤니케이션), 코칭역량(지원동기, 리더십), 문제해결역량(학업성취도, 교직관련 활동 다양성 및 우수성, 비판적 사고, 창의성), 소통역량(의사소통능력, 태도), 기타(교양수준) 등으로 구성된다.

 

서울교대는 인성항목을 '아동, 사회, 가치에 대해 교육자로서 지녀야 할 관점이나 태도, 정신적 건강 그리고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역량' 또는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자로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극복하고 희생할 수 있는 헌신정신, 사명감, 열정, 태도'라고 정의했다.

 

면접 사례도 공개됐다. 서울교대 면접에서는 공자가 언급한 '화이부동'의 정신이 담긴 제시문이 출제됐다. 제시문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사회와 관련해 자료가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물어보는 문제가 주어졌다. 이 외에 '배려와 관련된 일화를 제시해 초등학교 교사가 됐다고 가정하고, 학생을 배려하는 장면을 상상해 이야기 해볼 것'을 요구했다.

 

서울여대 전형은 서류전형과 면접전형으로 나누어 실시된다. 면접은 개별면접과 발표면접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개별면접에서는 인성과 관련된 학생들의 과거 경험을 질문함으로써, 학생이 얼마나 학교가 원하는 인재상에 근접한지 평가한다. 기존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동의 목표를 달성해야 했던 경험, 여러 사람들과 어떤 일을 잘 해냈던 경험' 등에 대한 제시문이 주어졌다. 심층적으로는 '어떤 모임에서 어떤 일을 했는가' '학생의 역할은 무엇이었는가. 어떤 기여를 했는가. 스스로 그 역할을 맡은 것인가, 이유는' '공동의 목표, 팀워크를 위해 본인이 희생하거나 손해를 감수한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등의 문제가 던져졌다.

 

발표면접은 특정 주제와 관련된 자료를 제시한 후, 학생들의 의견을 발표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이 얼마나 논리적이며 의사소통 능력을 갖췄는지 평가하며 특정 인성역량을 살핀다. 발표면접에는 지도 4개가 주어진 뒤 여행목적, 성격, 일행, 이동수단 등 자신이 가려는 여행의 계획을 간략하게 제시하고 자신의 여행계획에 비춰 4개 지도 가운데 어떤 점이 가장 적합한지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서울여대는 제시문을 통해 '각 지도의 특성 파악여부' '자료의 강점과 제약조건 등을 인식하고 다른 자료와 비교분석하는 능력' '주어진 상황을 넘어선 생각의 다양성' 등을 파악하고자 했다.

 

포스텍은 2012학년부터 일반전형, 창의IT인재전형을 통해 학생부종합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포스텍은 1단계 서류평가와 2단계 잠재력평가면접을 통해 학생들의 인성 및 잠재력을 평가한다. 인성 및 잠재력 항목은 열정, 도전/봉사정신, 성실성, 리더십, 도덕성, 공동체의식, 목표지향성, 적성 및 흥미 요소 등이 포함된다.

 

포스텍은 1단계 서류평가에서 학과별 블라인드 평가를 실시한 후, 3배수 내외의 학생들을 선발한다. 2단계 면접평가는 잠재력평가면접과 전공적합성면접으로 나뉜다. 잠재력평가면접은 15분간 학생들의 서류를 기반으로 학생들의 품성과 역량을 확인한다. 전공적합성면접은 사고력, 추론능력, 창의성, 의사소통 등의 역량을 확인해 지원학과에서 추구하는 인재상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평가한다.

 

한동대는 학생선발시 학업능력, 인성, 동기, 성장잠재력, 창의통섭/재능특기 등 5개 항목을 중점으로 평가한다. 특히 인성항목은 학생들의 정직함, 성실함, 책임감, 봉사정신, 리더십 및 공동체 정신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동대는 인성평가를 강조하고자 사회기여자 및 배려자 전형으로 합격한 A학생과 농어촌학생전형으로 선발된 B학생을 예로 들었다. A학생은 전교생이 50명에 불과한 도서벽지 고등학교 출신 학생이다. 내신성적은 2.4등급이었지만 학생회장, 학급반장 등의 역할을 맡으며 리더십을 발휘했다. 이 외에 기타연주, 수필, 편곡 등 창작활동 분야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농어촌지역 일반고 출신인 B학생의 내신성적은 3.4등급이다. 하지만 요양원, 청소년참여위원회 청소년 상담 등의 봉사활동 사항이 우수하며 각종 체육활동에 적극적인 점을 인정받아 선발됐다.

 

한양대는 학생부전형에 합격한 조현욱 군(19)의 사례로, '학생부만 100% 본다'는 것을 강조했다. 한양대 관계자는 "조 군은 특목고 출신도 아니고 내신도 중하위권이지만 3학년 학생부에 '자폐 성향의 친구를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지켜주고 도왔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며 "학교생활을 성실히 하는 과정중에 학생의 특색에 맞는 대입준비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양대는 심포지엄 발표를 통해 인성 및 잠재력 항목에서 학생들의 소통, 공동체의식, 자기주도력, 역경극복 등의 면모를 중요시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시립대는 3일 입학사정관 홈페이지를 통해 2014~2015학년 인성평가 문항을 공개했다. 인성평가는 하나의 상황이 주어진 후, 학생들의 생각을 묻는 식으로 진행됐다. 2015학년에는 학생부종합과 고른기회입학Ⅰ,Ⅱ전형에서 인성평가를 실시했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통합교육에 관련된 문항이 제시됐다. 제시문은 통합교육을 받고 있는 일반 학생A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와 지적장애를 가진 B학생의 입장이 담겨있다. 응시자는 A, B학생의 의견을 들은 후, 자신의 입장을 말해야 한다. A는 B와 짝으로, 평소 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B가 수업시간에 수업을 방해해 주위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A는 B를 대신해 괴롭히는 친구들과 일일이 싸울 수도 없고, 안 도와 줄수도 없어 마음이 무거운 상태다. B는 통합교육을 받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모님은 일반 학생들과 생활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지만, 친구들이 장애자라고 놀리거나 장난을 치면 힘들어하고 있다.

 

고른기회입학전형Ⅰ,Ⅱ도 상황이 주어졌다. 학교에서 땀 냄새가 심한 A라는 학생이 있다. B는 A와 짝꿍이다. 어느날 반 친구들이 A에게 땀 냄새가 심하다고 놀리자, A는 울면서 교실 밖을 나선다. B는 A를 아갈까 생각하지만, 친구들의 시선 때문에 차마 나서지를 못 한다. 결국 A는 담임선생님께 상담을 요청해, 선생님은 A가 지목한 가해 학생들을 불러 사과문을 작성하도록 했다. A가 가해자로 지목한 학생들에는 B도 포함돼 있었다.  B는 가해자로 지목된 다른 친구들 처럼 A를 놀리거나 괴롭힌 적도 없는데,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돼 당황스러워 한다. 게다가 사과문을 제출한다면 생기부에 기재돼 자신에게 불이익이 있지 않을까 고민에 빠진다. 응시자가 B라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 문항이 출제 됐다.